경계성성격장애, 내 감정 이해하기
최근 들어 내 감정을 조절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크게 흔들리고, 때로는 내가 나를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저녁의 기분이 완전히 다르거나, 친한 사람에게 갑자기 화가 나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다면 오늘 이야기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경계성성격장애에 대해 알아보면서, 우리의 감정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감정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내리는 이유
경계성성격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감정의 변화가 매우 빠르고 강렬합니다. 아침에는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다가도, 저녁에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런 감정 변화가 제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의 기복은 단순히 성격 문제가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심리적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자신에 대한 이미지가 자주 바뀌는 것도 특징입니다. 어느 날은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다가도, 작은 실수 하나에 '나는 결함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이런 감정의 변화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친구나 가족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크게 상처받고, 때로는 그 사람을 완전히 좋아하거나 완전히 싫어하는 극단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만성적인 공허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입니다. 무엇을 해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고,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이런 공허함은 때로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들이 어린 시절의 경험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경우,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감정 변화를 겪을 때마다 일기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 감정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조금씩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관계에서 반복되는 나의 패턴들
경계성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특정한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흑백논리적 사고방식입니다.
상대방을 완전히 좋은 사람이거나 완전히 나쁜 사람으로 극단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제까지 최고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작은 실망감 하나로 순식간에 최악의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친구와 약속 시간에 조금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친구가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한 반응이었지만, 그 순간에는 정말 그렇게 느껴졌습니다.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상대방의 작은 변화나 행동 하나하나를 '떠나려는 신호'로 해석하게 됩니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관계에 집착하거나, 반대로 먼저 관계를 끊어버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상처받기 전에 먼저 떠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자기 비판도 빼놓을 수 없는 패턴입니다. 자신의 장점은 쉽게 잊어버리고, 단점은 과도하게 크게 평가합니다. 작은 실수 하나가 '내가 무능한 사람이라는 증거'로 느껴집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패턴들이 과거의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발전시킨 방어기제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삶에서는 오히려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계 패턴을 가지고 계신가요? 자신의 패턴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첫걸음이 됩니다.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경계성성격장애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기 연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너무 가혹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친절을 베푸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오늘도 최선을 다한 나 자신을 응원해"라고 말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문적인 치료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변증법적 행동치료(DBT)는 경계성성격장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치료법은 감정 조절 기술과 대인관계 기술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줍니다.
치료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더 힘들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참여하고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변화가 일어납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도 중요합니다. 호흡 연습이나 명상처럼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은 감정의 파도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의미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봉사활동, 취미생활, 학습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마샤 리네한 박사는 자신도 경계성성격장애를 극복하고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이 진단이 한계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임을 보여줍니다.
회복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 계속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증상이 사라진다는 것은 감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다룰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도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